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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chapter/Company News

한국야쿠르트의 직원복지사업

문화일보-'저출산 극복' 기업이 앞장선다
기사 전문 발췌

“축하합니다. 아이는 건강한 게 제일이에요.”
“감사합니다. 제 집사람을 닮아서 아기가 예쁘겠지요?”

지난 9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본사 수유실에서는 때 아닌 잔치가 벌어졌다. 직원 가족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에서 김범준 인사팀장이 만삭의 임부와 그 남편들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하자 축하하기 위해 모인 동료 10여명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정이 듬뿍 담긴 덕담이 오갔다. ‘아이는 ∼∼하게 키워야 한다’는 선배들의 진지한 조언에 초보 엄마, 아빠는 귀를 바짝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한국야쿠르트는 남직원의 부인이나 여직원이 아이를 가지면 선물을 집으로 보내거나, 이처럼 회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 선물을 증정한다. 이날 전달된 선물은 자회사인파스퇴르에서 나오는 분유세트와 젖병 등 아기용품. 고가의 선물은 아니지만 돈이나 휴가가 아니라 아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용품을 동료들이 직접 전해주고 함께 모여 축하해 준다는 면에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깊은 의미를 가진다는 게 임부들의 반응이다. 이날 축하를 받은 정경애(여·30)씨는 “회사 동료들이 이렇게 축하를 해주니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낳는 데 대한 부담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둘째도 얼른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국야쿠르트의 ‘감성적’ 출산 지원책이 경제계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회사가 직원에게 준다기보다는 조카가 생긴 형이나 언니가 동생을 축하하는 듯한 세심하고 따뜻한 정책이 포인트. 꽃다발과 선물 세트뿐만이 아니다. 육아정보지를 신청해 구독하게 해주고, 육아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도 ‘언니(형)’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출산비용 전액 지원이나 유아교육비 및 가족 수당 지급, 수유실 제공 등은 기본이다. 

자녀들의 교육에 있어서도 회사는 발벗고 나선다. 매년 7, 8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최장 4일간 운영하는 직원 자녀 캠프에 원어민 교사를 초청해 직원 자녀들의 영어교육을 돕고, 올해부터는 여기에 덧붙여 리더십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매년 150명이 넘는 직원자녀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쟁률이 3대1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직원들의 신청이 매년 늘고 있어, 한국야쿠르트만의 특화된 가족 사랑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7년부터는 ‘좋은직장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GWP(Great Work Place)제도를 도입,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함으로써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먼저 기존 여름휴가를 가족생활 리듬에 맞춰 연중 자유롭게 사용토록 하는 휴가제도 개선이 있다. 기존에 유급 휴가 일수 중 3일을 무급으로 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가족 사랑 휴가’와, 여름에만 쓸 수 있었던 하계휴가를 가족의 리듬에 맞춰 연중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바꾼 ‘재충전 휴가’가 그것이다. 두 휴가 모두 회사에서 사원복지카드에 일정 금액(가족 사랑 휴가시 10만원, 재충전 휴가시 25만원)을 충전해 줘 직원들이 자녀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드 사용 내역이 남기 때문에, 행여나 개인 유흥비로는 절대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07년 6월부터는 직원가족 의료비 지원을 자녀까지 확대해 직원은 물론 직원가족의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20세 미만의 자녀가 다치거나 입원해 치료를 받을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치료비 및 입원비를 보상해 주는 것에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사원 배우자에게까지 건강검진 지원을 확대해 가족의 건강한 삶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 전사 자유복 출근과 함께 부서 내외 회의나 회식 등을 금지해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오후 6시 ‘칼퇴근’을 하도록 의무화해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을 지원하는 유연근무시간제(Free-Day)를 실시하고 있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베스트 드레서 시상이나, 이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등 다양한 내용을 계획 중에 있다.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사장은 “직원들과 직원 가족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아이사랑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