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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chapter/아트에,물들다

[영화]나도 함께 떠난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4년 06월 27일 오후 3시 40분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것을 드디어 경험해 보았다.

남들 다들 일하는 평일 office hour에, 나 홀로 영화보는 것.

압구정 CGV 무비꼴라쥬에서, 처음으로 나 혼자! 그것도 평일 낮시간에! 

이 역사적인 경험을 함께 했던 영화는 바로, '리스본행 야간열차' 였다.

이 영화를 택한 것은 두 가지~ 


1. '리스본', 이 이름이 갖고 있는 Porto의 이국적인 도시의 풍경을 상상하며.

2. '야간열차', 바로 얼마전에 청춘의 낭만으로 야간열차를 탔다는 동질감으로.


어떤 예고도 리뷰도 보고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했던 로맨스나 이런 것은 없었다.

대신, 아름다운 도시 풍경의 색감과 주인공과 함께 스토리를 따라서 여행하는 듯한 느낌만이 있었다.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요약하면, 고전문학 교수인 주인공이 우연찮게 스위스 베른에서 책 한 권을 손에 넣게 되고..

그 책을 읽고 너무나 감명받은 나머지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책 속의 등장인물을 찾아 리스본으로 떠난다.

그리고 여러 등장인물들을 만나면서 그 당시에 있었던 일들의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침내 알게 된다.

등장인물들 속에는, '혁명'으로 뭉친 레지스탕스들의 열망과 사랑이 가득하고..

그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삶은 어디에 있는 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허무함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특히, 오픈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과연.. 다시 열차를 탄 것일까? 


포스터에 나온 저 문장처럼,

단 한 번의 기적같은 여행을 하고 싶다. (사실 영화는, 기적같은 여행이라기 보다는 집요한 여행에 가깝지만..)

나도 언젠가 한 번은 나를 모든 일상을 내쳐버리고 야간열차를 타게 할 만큼이나 필 꽂히는 책을 한 권 만나고 싶다.

그 책의 배경과 등장인물을 만나기 위해 훌훌 떠나버리는 용기를 갖고 싶다.

이 생각을 한 순간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고 싶어졌다.

당신은 이미.. 열망으로 가득한 삶을 시작했다고, 그리고 당신이 누군가에게도 그런 열망을 심어 주었다고.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거닌 듯한 느낌, 누군가의 인생에 깊숙이 관여해본 것같은 느낌, 

그 강렬한 기분으로 난 영화가 끝난 후에도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한참을 앉아서 여운을 느끼었다.

"우리가 가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그곳에 머문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